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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입덧으로 물도 못 넘길 때, 하루를 버티는 생활 관리

여성 · · 약 5분 · 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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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입덧으로 물도 못 넘길 때, 하루를 버티는 생활 관리

물 한 모금도 부담스러운 아침, 지금 상태부터 짚어봅니다

물 한 모금도 부담스러운 아침, 지금 상태부터 짚어봅니다

진료하다 보면 이런 분들이 꽤 오십니다.
임신을 확인하고 기쁜 것도 잠시,
아침에 눈만 뜨면 속이 뒤집히고
물 한 모금 넘기기가 겁난다고 하시죠.

입덧은 보통 임신 6주 무렵 시작해서
9주에서 12주 사이에 가장 심해집니다.
대개 16주 전후로 잦아드는데,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네요.

먹은 게 없어도 헛구역질이 나고
냄새 하나에 온몸이 예민해지는 건
몸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임신 초기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다만 물조차 넘기기 힘든 상태가 이어지면
그건 한 번쯤 챙겨봐야 하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입덧,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입덧,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입덧의 원인은 아직 한 가지로 딱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임신이 되면 급격히 늘어나는 호르몬이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착상 뒤 분비되는 hCG 호르몬,
그리고 임신을 유지하는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단기간에 확 오르면서
위장 운동을 늦추고 후각을 예민하게 만듭니다.
밥 냄새, 세제 냄새, 남편 체취까지
평소엔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갑자기 역해지죠.

프로게스테론은 위와 식도 사이 근육도 느슨하게 풀어서
속이 더부룩하고 신물이 올라오기 쉽게 만듭니다.
여기에 혈당이 떨어지는 빈속 상태가 겹치면
구역감은 한층 심해집니다.
아침 공복에 입덧이 유독 심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한의학은 입덧을 '위기(胃氣)가 거스른 것'으로 봅니다

한의학은 입덧을 '위기(胃氣)가 거스른 것'으로 봅니다

한의학에서 입덧은 오래전부터 '오조(惡阻)'라 불렀습니다.
임신으로 아래쪽에 기혈이 몰리면서
위로 내려가야 할 위의 기운이 거꾸로 치받는 상태로 봅니다.
쉽게 말해 소화의 흐름이 위로 역류하는 셈이죠.

그런데 같은 입덧이라도 체질에 따라 결이 다릅니다.
아래 세 유형을 한 번 보시죠.

유형주로 나타나는 모습생활 방향
속이 찬 편맑은 침·물을 자주 게우고 찬 것 먹으면 더 심함따뜻한 음식, 생강차 소량
속에 열이 있는 편신물·쓴물이 올라오고 입이 마르며 답답함미지근한 물, 자극적·기름진 것 피하기
기운이 약한 편냄새에 예민하고 조금만 지쳐도 어지럽고 무기력소량씩 자주, 무리 말고 휴식

여기서 말하는 '찬 속' '속의 열'은
배가 실제로 차갑다는 뜻이 아니라
소화 기운이 처져 있느냐 위로 뜨느냐를 나눠 본 것입니다.
내 유형을 알면 뭘 먹고 뭘 피할지 방향이 잡히죠.

물도 못 넘길 때, 하루를 버티는 생활 요령

물도 못 넘길 때, 하루를 버티는 생활 요령

입덧이 심한 시기엔 '잘 먹기'보다
'조금이라도 넘기기'가 목표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권해 드리는 방법들을 정리해 봅니다.

  • 일어나기 전, 자리에서 마른 크래커나 미숫가루 한두 입부터. 빈속을 먼저 달래줍니다
  • 한 번에 많이 말고, 두세 시간마다 소량씩 나눠 먹기
  • 물이 안 넘어가면 얼음 조각, 이온음료, 보리차를 조금씩 입에 머금듯이
  • 따뜻한 음식보다 차게 식힌 음식이 냄새가 덜해 넘기기 수월할 때가 많습니다
  • 생강차, 매실차를 아주 연하게. 생강은 구역감을 눅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기름지고 향 강한 음식, 담배 연기, 강한 향수는 되도록 멀리
  • 먹고 바로 눕지 말고 상체를 세운 자세로 잠시 쉬기

여기에 손목 안쪽 두 힘줄 사이,
손목 주름에서 손가락 세 마디쯤 올라간 지점(내관혈)을
지그시 눌러주면 구역감이 한결 가라앉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압 밴드를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이럴 땐 참지 말고 상의하세요, 그리고 이 시기는 지나갑니다

이럴 땐 참지 말고 상의하세요, 그리고 이 시기는 지나갑니다

대부분의 입덧은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집니다.
그래도 다음 경우엔 혼자 버티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저희에게 상의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 하루 종일 물조차 거의 넘기지 못하고 소변이 눈에 띄게 줄었을 때
  • 체중이 짧은 사이 뚜렷하게 빠지고 기운이 계속 없을 때
  •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서 있기 힘들 때

이런 상태는 탈수가 진행됐을 수 있어
수분과 영양을 채워주는 관리가 먼저 필요합니다.

한방에서는 위로 치받는 기운을 가라앉히고
처진 소화 기운을 다독이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임신 중이라 쓸 수 있는 약재와 침 자리가 정해져 있으니
임의로 아무 한약이나 드시지 말고
임신 사실을 꼭 알린 뒤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금 이 시기가 제일 힘든 고비인데,
대개 안정기에 들어서면 거짓말처럼 편해지는 분이 많습니다.
너무 애쓰며 다 먹으려 하지 마시고,
넘어가는 것부터 조금씩 챙기며 이 고비를 넘겨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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