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을 마실 때 입꼬리로 새어 나온다면

양치를 하다 보면 한쪽 입가로 물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물컵을 대도 입술이 야무지게 다물리지 않으니
본인도 모르게 옷깃이 젖죠.
진료하다 보면 이런 분들이 적지 않게 오십니다.
대개는 그저 입가 근육이 풀린 걸로 여기시는데
실제로는 얼굴을 움직이는 신경, 그러니까 안면신경에 탈이 난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 한쪽이 어색하게 처지는 상태를 한방에서는 구안와사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입과 눈이 삐뚤어진다는 뜻인데
초반에 지나치면 비대칭이 그대로 굳어버리기도 해 눈여겨보게 됩니다.
이런 신호가 겹친다면 한 번쯤 짚어보세요

거울 앞에서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다음 중 몇 가지가 같이 나타난다면 안면신경 쪽을 의심해볼 만하죠.
-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고 반대쪽은 축 처져 있다
- 눈을 감으려 해도 한쪽 눈이 끝까지 안 감기고 뻑뻑하다
- 귀 뒤가 찌릿하게 아프거나 눌린 듯 묵직하다
- 혀 앞쪽으로 맛이 밍밍하게 느껴진다
- 물이나 음식을 삼킬 때 한쪽으로 흘러 새어 나온다
이 증상들은 대개 얼굴 한쪽에만 몰려서 나타납니다.
양쪽이 아니라 좌우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죠.
왜 하필 얼굴 신경에 문제가 생길까

안면신경은 얼굴 근육 하나하나에 움직이라는 명령을 전달합니다.
이 신경이 바이러스나 극심한 피로, 면역 저하로 염증을 일으키면
좁은 통로 안에서 부어오르며 눌리게 됩니다.
신경이 눌리면 명령이 제대로 안 가니
웃으려 해도 한쪽 입꼬리만 움직이고
눈을 감으려 해도 눈꺼풀이 말을 안 듣죠.
요즘은 잠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찬 바람을 오래 쐰 뒤에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면역이 떨어진 틈을 타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초기를 놓치면 흔적이 남기도 합니다

제때 손을 못 쓰면 회복이 더뎌지고
드물게는 후유증이 남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게 연합운동이라는 현상인데요.
웃으려고 입을 움직였을 뿐인데 그쪽 눈이 같이 찡그려지는 식입니다.
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엉뚱한 근육끼리 배선이 섞이면서 생기죠.
얼굴은 표정으로 마음을 전하는 곳이라
미세한 어긋남도 본인에겐 크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증상이 시작된 초반 며칠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회복을 좌우합니다.
회복을 돕는 생활 습관

치료와 별개로 집에서 챙길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거창한 게 아니라 신경이 쉴 여유를 주는 쪽입니다.
- 잠을 충분히 자서 지친 신경이 회복할 시간을 준다
- 찬 바람을 얼굴에 직접 맞지 않게 마스크나 목도리로 가린다
- 눈이 잘 안 감기면 인공눈물로 각막이 마르지 않게 챙긴다
- 카페인과 술은 한동안 줄이고 체력을 아껴 둔다
- 거울 보며 눈썹 올리기, 입 오므리기 같은 가벼운 표정 연습을 한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라면
혼자 버티기보다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그냥 넘기지 마세요

갑자기 입꼬리로 물이 새면 누구나 당황합니다.
하지만 놀란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얼굴 근육이 좌우로 어떻게 다른지 차분히 살펴보는 게 먼저죠.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낫겠지 하며 미루는 분이 많은데
안면신경 문제는 대체로 초기 대응이 회복에 유리합니다.
증상이 언제 시작됐고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기억해 두면
상담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