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기 여아가 스스로 저녁을 거르기 시작했다면 체중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최근 여섯 달 동안 키가 자란 속도이고, 다른 하나는 초경 여부와 시작했다면 그 뒤의 주기입니다. 2차성징 앞뒤 급성장기에 하루 섭취가 활동량을 밑돌면 몸은 자라는 일과 생리를 먼저 줄이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먹지 말라는 말을 되돌리려 하기보다, 거르는 끼니를 언제 어떤 형태로 다시 넣을지 아이와 함께 정하는 편이 훨씬 오래갑니다.
밥상보다 급식판에서 먼저 티가 납니다

부모가 알아차리는 신호는 대개 집 밥상이 아닙니다. 담임 선생님이 잔반이 부쩍 늘었다고 알려 주거나, 학원 가기 전 저녁을 물 한 컵으로 넘기는 날이 잦아지면서 눈에 들어옵니다. 6학년 교실은 서로 몸무게를 물어보는 말이 오가기 시작하는 자리이고, 누가 어떤 사이즈를 입는지가 하루 만에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는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저녁 무렵 유난히 예민해지고, 체육 시간에 앉아 쉬는 날이 늘고, 자기 전에 배가 고프다며 과자 한 봉지를 몰아 먹는 식으로 하루가 뒤집힙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늘었다는 말이 함께 나오면 이미 몇 달 된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왜 안 먹느냐는 말을 반복하면 대화가 끊기고, 아이는 먹는 일 자체를 숨기게 됩니다. 살을 빼려는 마음을 나무라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 몸이 어떤 시기를 지나는 중인지를 같이 확인하는 자리로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덜 먹으면 몸은 자라는 일과 생리부터 줄입니다

여아가 가장 빠르게 크는 구간은 대개 초경을 앞뒤로 한 일이 년에 몰려 있습니다. 초경이 지나면 성장판은 닫히는 쪽으로 기울고, 그 뒤에 남는 키는 개인차가 있지만 그 전만큼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하필 이 구간에 들어오는 열량이 쓰는 열량을 밑돌면 몸은 급하지 않은 일부터 접습니다. 성장호르몬 분비는 오히려 늘어나는데 간에서 만들어지는 IGF-1이 떨어져 키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시상하부에서 난소로 가는 신호가 눌리면 초경이 밀리거나 시작했던 생리가 건너뛰게 됩니다. 끼니를 거를 때 같이 모자라는 철과 칼슘, 단백질도 이 시기에는 뼈와 혈액 양쪽에서 아쉬워집니다. 예전 문헌은 여자아이가 열넷 무렵 천계에 이른다고 적으면서 그 바탕을 혈로 보았습니다. 동양의학에서는 먹은 것이 혈이 되고 혈이 넉넉해야 경도가 제때 이른다고 보아, 혈이 마르면 주기가 늦어지고 양이 줄다가 멎는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표현은 달라도 에너지가 모자란 몸이 생식 쪽부터 접는다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집에서 먼저 확인할 것

가장 먼저 볼 것은 체중이 아니라 키가 자란 속도입니다. 학교 신체검사 기록이나 집 벽에 그어 둔 선으로 최근 여섯 달 동안 몇 센티미터가 늘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반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면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초경을 했다면 마지막 날짜와 최근 세 번의 간격을 적어 두시고, 아직이라면 가슴 몽우리나 겨드랑이 털처럼 2차성징이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봅니다. 손발이 늘 차갑고 여름에도 양말을 찾는지, 계단 몇 층에 숨이 차는지, 아침에 일어설 때 눈앞이 잠깐 어두워지는지도 함께 봅니다. 변비가 심해졌거나 팔뚝에 잔털이 늘고 손톱이 잘 부러지는 것도 흔히 같이 나옵니다. 하루 동안 실제로 무엇을 먹었는지는 아이에게 묻는 대신 사흘치만 부모가 조용히 적어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몸무게를 자주 재는 습관이 있다면 그 횟수도 함께 적어 두십시오. 하루에 몇 번씩 저울에 오르는지가 지금 아이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
끼니를 없애는 대신 자리를 바꿔 줍니다

저녁을 아예 없애는 방식은 이 나이대에서 거의 예외 없이 야식과 폭식으로 되돌아옵니다. 안 먹기가 아니라 언제 무엇을 먹는지를 옮기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 주십시오. 아침에 달걀이나 두유처럼 씹지 않아도 되는 단백질을 한 가지 붙이고, 학원 전 이른 저녁을 작게라도 챙기면 밤에 무너지는 양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잠도 성장 쪽에서는 식사만큼 중요합니다. 성장호르몬은 잠든 뒤 깊은 수면 구간에서 크게 나오기 때문에 자정을 넘겨 눕는 날이 이어지면 잘 먹어도 손해를 봅니다. 운동은 유산소만 늘리기보다 줄넘기나 가벼운 근력 운동처럼 뼈에 자극이 가는 쪽이 낫습니다. 집 분위기도 관리 대상입니다. 부모가 자기 살 이야기를 자주 하거나 아이 몸을 두고 농담을 던지는 환경에서는 아무리 좋은 식단도 오래 못 갑니다. 체중계는 눈에 안 띄는 곳으로 옮기고, 대신 작년 옷이 맞는지로 이야기하면 아이도 덜 방어적으로 나옵니다.
이럴 때는 검사부터 상의해 주세요

여섯 달 넘게 키가 거의 자라지 않으면서 체중까지 줄었다면 집에서 조절할 단계는 지난 것으로 봅니다. 초경을 한 아이가 석 달 이상 생리를 건너뛰거나, 아직인데 또래보다 2차성징이 늦어지면서 식사량이 줄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서 있다가 정신이 아득해지거나 실신한 적이 있다면 그날로 진료가 필요합니다. 먹은 뒤에 죄책감을 크게 느끼거나 몰아 먹고 게워 내는 일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성장보다 그쪽을 먼저 다뤄야 합니다. 순서는 소아청소년과에서 혈액검사로 빈혈과 갑상선을 보고, 필요하면 손목 사진으로 뼈 나이를 확인하는 쪽이 먼저입니다. 한의원에서는 그 결과를 같이 놓고 아이가 왜 못 먹는지, 소화가 받쳐 주지 않아서인지 마음 쪽이 먼저인지를 나누어 봅니다. 여기서는 잘 먹이는 방법보다 지금 그 아이가 무엇을 겁내고 있는지를 먼저 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체중이 많이 나가면 초경이 빨라지는 경향은 있습니다. 다만 그 조절은 끼니를 거르는 방식이 아니라 야식과 단 음료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쪽이어야 합니다. 굶어서 만든 체중 감소는 성장 신호까지 함께 눌러서 키에서는 손해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먹으라는 말 대신 무엇을 먹을지 고르게 하는 쪽이 낫습니다. 저녁을 통째로 두고 다투기보다 국물이든 달걀이든 한 가지만 정하게 하고, 나머지는 아이 몫으로 남겨 두십시오. 체중 이야기를 부모가 먼저 꺼내지 않는 것도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초경 뒤 일이 년은 주기가 들쭉날쭉한 것이 흔합니다. 다만 그 사이 체중이 줄었거나 식사량이 눈에 띄게 준 상태라면 두 가지를 같이 놓고 봐야 합니다. 석 달 이상 건너뛰면 산부인과나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먼저 볼 것은 아이가 왜 안 먹는지입니다. 소화가 받쳐 주지 않아 양이 줄어든 아이와 살이 찔까 봐 스스로 줄이는 아이는 접근이 다릅니다. 혈액검사로 빈혈이나 갑상선을 확인한 뒤 그 결과를 같이 놓고 의논하시면 순서가 꼬이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