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시작하고 옷이 헐거워졌는데 체중이 안 움직이는 것은 흔한 구간입니다. 근육이 늘면서 지방이 줄면 두 변화가 저울 위에서 서로 상쇄되고, 근육이 물을 함께 붙들기 때문에 초반에는 숫자가 오히려 오르기도 합니다. 이때 판단의 기준을 체중 하나에 두면 잘 가고 있는 몸을 두고 그만두게 됩니다. 줄자로 다섯 군데를 재고 아침 공복 체중은 이레 평균으로 보십시오.
석 달을 채웠는데 저울만 꿈쩍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퇴근하고 헬스장에 들르는 일을 석 달 동안 지키셨을 겁니다. 처음 이 주는 온몸이 쑤셨고 그다음부터는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계단을 올라도 예전만큼 숨이 차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수월해졌습니다. 작년 여름에 안 맞아 넣어 둔 청바지가 이번에는 들어갑니다.
그런데 체중계에 올라가면 첫 달과 같은 숫자입니다. 심하면 오히려 일 킬로그램쯤 늘어 있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두 달에 오 킬로그램을 뺐다는데 나만 왜 이런가 싶어지고, 이만큼 했는데 이게 뭔가 하는 생각에 다음 주부터 안 가게 됩니다.
포천에서 운동을 새로 시작하신 분들이 딱 이 무렵에 상담을 오십니다. 대부분 몸은 좋아지는 중인데 판단의 기준을 저울 하나에 두고 계셔서 그렇습니다. 잘못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곳이 어긋나 있는 상태이고, 여기서 그만두면 석 달치가 두어 주 만에 되돌아갑니다.
저울 위에서 두 변화가 서로를 가립니다

운동을 시작하면 몸 안에서는 방향이 다른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지방은 줄고 근육은 늘어납니다. 한 달에 지방이 일 킬로그램 줄고 근육이 그만큼 붙으면 저울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근육은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연료를 저장하는데 이때 자기 무게의 몇 배쯤 되는 물을 함께 붙들어 둡니다. 운동을 새로 시작한 첫 몇 주에 체중이 오히려 오르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근육이 미세하게 상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도 일시적으로 물이 몰립니다.
한방에서 보는 관점을 얹으면 이 구간은 기혈이 다시 돌기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오래된 의서는 움직임이 기를 돌게 하고 기가 돌면 물과 피가 따라 돈다고 적었습니다. 몸이 가벼워지고 손발이 덜 차고 잠이 깊어지는 변화가 저울보다 먼저 나타나는 것이 그래서입니다. 저희는 이 신호들을 체중보다 앞선 지표로 봅니다.
석 달째에 바꿔야 할 것은 운동이 아니라 자입니다

줄자로 다섯 군데를 재십시오. 배꼽 높이 허리, 가장 굵은 엉덩이, 허벅지 위쪽, 팔 위쪽, 그리고 가슴 아래입니다. 아침 공복에 같은 자리에서 재고 종이에 날짜와 함께 적어 두십시오. 두 주 간격이면 충분하고, 재는 자리가 조금만 달라져도 값이 흔들리니 위치를 손가락 마디로 기억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체중은 재는 방식을 바꾸십시오. 매일 아침 화장실 다녀온 뒤 같은 옷차림으로 재되 그날 숫자에 마음을 두지 마시고, 이레치를 평균 내어 그 평균끼리 견주십시오. 하루 사이에 일 킬로그램 넘게 오르내리는 것은 대개 물과 장 안의 내용물입니다.
같이 볼 것이 더 있습니다. 같은 무게를 몇 회 들 수 있는지, 같은 거리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었는지, 계단에서 숨이 차는 지점이 몇 층으로 밀렸는지입니다. 이런 값들은 저울보다 훨씬 먼저 움직입니다. 옆모습 사진을 같은 자리 같은 조명에서 달마다 한 장씩 남기시면 기억보다 정확한 기록이 됩니다.
석 달 뒤에 손볼 자리는 대개 저녁입니다

운동을 시작하면 식욕도 함께 올라옵니다. 오늘 한 시간 했으니 하는 마음에 저녁이 커지고, 운동 뒤 마시는 음료와 단백질 보충 음료가 더해지면 태운 만큼이 도로 채워집니다. 운동 기록만 적지 마시고 저녁에 무엇을 드셨는지 이 주만 같이 적어 보십시오. 대개 여기서 답이 나옵니다.
운동의 짜임도 살피십시오. 유산소만 하면 지방과 함께 근육도 줄기 쉽고, 근력만 하면 늘어난 근육이 저울 숫자를 붙듭니다. 두 가지를 한 주 안에 섞어 두시고, 같은 무게로 석 달째 반복하고 계셨다면 무게나 횟수를 조금 올리십시오. 몸은 익숙해진 자극에는 더 반응하지 않습니다.
잠과 술도 이 구간에서 크게 갈립니다. 잠이 여섯 시간 밑으로 며칠 이어지면 다음 날 식욕이 흔들려 저녁이 커지고, 주말 술자리 한 번이 평일 사흘치를 덮어 버립니다. 운동 횟수를 늘리기 전에 이 두 가지를 먼저 보시는 편이 남는 것이 많습니다.
이럴 때는 운동 말고 다른 곳을 봅니다

석 달이 넘도록 체중도 둘레도 힘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짜임을 다시 봐야 합니다. 여기에 늘 춥고 피곤하고 얼굴이 붓고 변비가 겹친다면 갑상선 쪽을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여성분이 운동을 늘린 뒤 생리가 건너뛰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더 줄이라는 신호가 아니라 덜 하라는 신호입니다.
운동 뒤 회복이 유독 더디고 다음 날까지 몸이 축 처지는 분도 계십니다. 이런 경우 강도를 올리면 오히려 뒷걸음질합니다. 무릎이나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면 참고 넘기지 마시고 그 부위를 쉬게 하면서 다른 동작으로 바꾸십시오.
한의원에서는 이 구간에 오시면 무엇이 안 도는지를 나눠 봅니다. 먹은 것이 처져 속이 더부룩한 쪽인지, 물이 고여 아침마다 붓는 쪽인지, 기운 자체가 얇아 회복이 안 되는 쪽인지에 따라 살피는 자리가 달라집니다. 드시는 약이나 보충제가 있다면 함께 알려 주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처음 몇 주에는 흔한 일입니다. 근육이 연료를 저장하면서 물을 함께 붙들고, 회복되는 과정에서도 물이 잠깐 몰립니다. 이 무게는 지방이 아닙니다. 허리둘레와 옷이 어떤지를 같이 보시면 방향이 맞는지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화장실 다녀온 뒤 같은 옷차림으로 재시되, 그날 숫자가 아니라 이레치를 평균 내어 그 평균끼리 견주십시오. 하루 사이의 일 킬로그램 오르내림은 대개 물과 장 안에 있는 내용물이라 판단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특정 부위만 골라서 빼는 방법은 없습니다. 어디부터 빠지는지는 사람마다 순서가 정해져 있고 마지막까지 남는 자리도 대개 따로 있습니다. 얼굴은 살보다 부기가 겹치는 경우가 많으니 잠과 짠맛, 술 쪽을 함께 살펴보십시오.
그만둘 일이 아니라 재는 방법과 운동의 짜임을 바꿀 일입니다. 줄자 다섯 군데와 드는 무게, 계단에서 숨이 차는 지점을 먼저 확인해 보십시오. 그래도 전부 제자리이고 추위와 피로가 함께 온다면 갑상선 쪽을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